8월에 한국의 카미노 제주 올레길을 걸어갑니다.
8월에 제주도가 휴가철이라 민박등 숙소 구하기가 힘들어 숙박은 텐트에서 야영 할 예정입니다.
제주올레 참가자는 8월1일(금)오후 7시 인천 배편 출발~8월6일(수) 오후 7시 제주 배편 출발 일정입니다.
제주올레+마라도,가파도 참가자는 8월1일(금)오후 7시 인천 배편 출발~8월9일(토) 오후 7시 제주 배편 출발 일정입니다.
8월1일(금)오후 7시 인청항 출발 배편 10명분 예약했습니다.참가 신청은 10명까지만 받겠습니다^^
1. 도보여행 일자 : 2008년 8월1일(금) - 8월10일(일)
제주 올레길 참석자는 8월6일(수) 오후7시 배편으로 제주 출발 7일(목) 인천 도착합니다.
전 일정 참가자분들은 8월9일(토)오후 7시 배편으로 제주 출발 10일(일) 인천 도착합니다.
모든 참가 신청자분들은 오가는 교통편 본인이 예약 후 참가 신청 바랍니다.
참가 신청 마감은 7월27일(일)까지입니다.
http://kr.koreanair.com/ 대한항공 예약
http://flyasiana.com/index.htm 아시아나 예약
http://www.jejuair.net/ 제주항공 예약
http://www.gohansung.com/한성항공 예약
http://www.gohansung.com/진항공 예약
http://www.seomticket.co.kr/ 제주도 배편 예약
http://www.cmcline.co.kr/ 청해진해운 홈페이지
http://www.jejuolle.org/ 제주 올레
2. 도보거리: 약 150 Km 제주 올레 1~7코스(108km),우도,비양도
3. 집결장소: 인천여객터미널(비행기로 오시는분들은 2일(토)에 제주도에서 합류 합니다)
4. 집결시간: 오후 6시
5. 코스 및 경로
제주올레길+한라산+비양도+우도(변경 될수도있습니다)
6. 참가비: 1일 25,000원 (3식+예비비)
예비비는 우천시 참가자 모두의 숙소 제공 비용 또는 해수욕장이 없어 샤워를 못하는 경우 민박집을 구하여 참가자 모두
샤워 후 여성분들 민박집에서 취침 남성분들은 텐트 야영(비용 절약 차원에서)
7. 숙소: 개인 텐트(2인당 1개씩) 텐트와 폴대는 2인 1조로 분담합니다.
8. 식사: 취사+매식(맛집)
9.참가신청:
참가1번/전 일정 참석(올레길만 참석)/왕복(편도)배편(비행기편)/텐트(1~2인용),버너,코펠 유.무/핸드폰 번호는 쪽지로
예)참가 1번/전 일정 참석/왕복 배편 예약 완료/ 텐트(1~2인용)버너,코펠 유/손성일로 핸드폰 번호 보냈습니다~
10. 준비물:
※개인준비물:침낭,수저,렌턴, 매트리스,세면도구,우의,여벌옷등
※공동준비물: 버너, 코펠,텐트(1~2인용),쌀(3인분),밑반찬등
※텐트는 1~2인용은 1명, 2~3인용은 2명이 함께 잘수있습니다.
※1~2인용 텐트가 없으신분은 신청하시면 공동 구매하겠습니다.( 택배비 포함 12,500원)
※침낭이 없으신 분들도 하계용은 옥션에서 저렴하게 구입가능합니다.
※매트리스도 10,000원정도합니다.
텐트,침낭,매트리스 없는분들은 모두 공동 구매하겠습니다.총 30,000원 예상
http://itempage3.auction.co.kr/DetailView.aspx?itemNo=A092395411&frm3=V2 옥션 텐트
http://itempage3.auction.co.kr/DetailView.aspx?ItemNo=A503971911&frm2=through 옥션 침낭
11. 기타:
참가자 확정 후 준비물 분담합니다.
#회비는 투명하게 집행하며 종료 후 공지합니다.남는 회비는 카페 기금으로 적립하여 추후 장비등 구입시 사용 예정
도보주최: 손성일 011-257-3765
제1코스 (시흥초등학교~섭지코지)17.6km
교통편 (제주시) -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회선일주도로" 버스를 타시고 "시흥초등학교" 에서 내리시면 1코스 시점 시흥초등학교에 도착하실 수 있습니다. (약 1시간 ~ 1시간 30분 소요됩니다.)
교통편 (서귀포시) - 1호광장(중앙로터리) 또는 신서귀포시외버스터미널(월드컵경기장) 에서 "동회선일주도로" 버스를 타시고 "시흥초등학교" 에서 내리시면 1코스 시점 시흥초등학교에 도착하실 수 있습니다. (약 1시간 ~ 1시간 30분 소요됩니다.)
브로셔 위치 - 시흥초등학교 교내에 들어가신 후 운동장 끝쪽에 "백엽상" 안에 브로셔를 놓아 두었습니다.
제2코스(쇠소깍~외돌개)14.4km
교통편 (제주시) -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5.16 도로" 버스를 타시고 종점인 서귀포 1호광장(중앙로터리) 에서 내려주세요.
"효돈위미 방향" 시내버스로 환승하신 후 효돈 시내를 지나 두레빌라 앞에서 내려주세요. 내리신 후 하천 길 따라 해안 쪽으로 내려오면
2코스 시점 쇠소깍에 도착하실 수 있습니다.
교통편 (서귀포시) - 서귀포 1호광장(중앙로터리) 에서 "효돈위미 방향" 시내버스로 환승하신 후 효돈 시내를 지나 두레빌라 앞에서 내려주세요. 내리신 후 하천 길 따라 해안 쪽으로 내려오면 2코스 시점 쇠소깍에 도착하실 수 있습니다.
브로셔 위치 - 쇠소깍 바로 맞은편 편의점에서 2코스 브로셔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제3코스(쇠소깍~월평포구)15.1km
교통편 (제주시) -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5.16 도로" 버스를 타시고 종점인 서귀포 1호광장(중앙로터리) 에서 내려주세요.
40~5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8번 시내버스를 타시고 종점인 외돌개에서 내리신 후 외돌개 주차장 인근에서 찻집 "솔빛바다" 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교통편 (서귀포시) - 1호광장(중앙로터리) 에서 40~5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8번 시내버스를 타시고 종점인 외돌개에서 내리신 후 외돌개 주차장 인근에서 찻집 "솔빛바다" 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브로셔 위치 - 제3코스 시점 솔빛바다에 3코스 브로셔를 맡겨두었습니다.
제4코스(월평포구~대평포구)17.6km
교통편 (제주시) -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중문고속화" 버스를 타시고 "중문"에서 내려주세요.
중문에서 시내버스 5번(중앙로터리 방향)을 타시고 "월평알동내" 정류장에서 내리 신후 바다 쪽으로 약 10~20분 정도 걸어 내려오시면 월평포구를 만나실수 있습니다.
교통편 (서귀포시) - 1호광장 (중앙로터리) 에서 시내버스 5번 (중문,대포방향)을 타시고 "월평알동내" 정류장에서 내리신 후 바다 쪽으로 약 10~20분 정도 걸어 내려오시면 월평포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브로셔 위치 - 월평포구 앞에 있는 "천해수산" 경비실에 맡겨놓을 예정입니다.
제5코스(대평포구~화순항/화순해수욕장)8.8km
아직 브로셔를 배치하지 못했습니다. 빠른시일내로 배치하겠습니다.
교통편 (제주시) -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중문고속화" 버스를 타시고 "중문"에서 내려주세요.
내리신 후 길을 건너 "중문우체국" 앞에서 좌석버스 120번(대평방향) 버스를 타시고 종점인 대평리에서 내려 바다쪽으로 약 5~10분 걸어 내려오시면 대평포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교통편 (서귀포시) - 1호광장 (중앙로터리) 에서 좌석버스 120번(대평방향) 버스를 타시고 종점인 대평리에서 내려 바다쪽으로 약 5~10분 걸어 내려오시면 대평포구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제6코스 (화순해수욕장∼하모해수욕장) 14㎞
제7코스 (성산 광치기해변∼온평리 바닷가) 20㎞
브로셔 위치 - 대평포구 앞 화장실 문 옆에 놓아 둘 예정입니다.
[대한민국구석구석] 믿기지 않아, 이런 길 있다는 게 [중앙일보]
(18) 김남희의 제주도 올레길
|
|
|
뒤에는 한라산, 앞에는 끝없는 바다. 걷다 힘들면 신발 벗고 아무 데서나 놀면 된다. 유채꽃 일렁이는 올레길은 이 땅의 축복이다. |
|
|
여행의 끝은 늘 집이었다. ‘무수히 떠났으되 결국은 돌아오게 된, 눈물겨운’ 집.
집으로 가는 골목길을 뜻하는 제주방언 ‘올레’.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매달 하나씩 열고 있는 ‘올레길’은 집으로 가는 세상 모든 길과의 만남이다. 숲과 바다와 들과 마을, 강과 오름들 사이에서 집들의 표정은 다채롭다. 빈 들판 끝 혼자 선 쓸쓸한 뒷모습이었다가, 바다를 향해 나지막이 엎드린 다소곳함이다가, 오름 아래 어깨를 기대며 늘어선 넉넉함이기도 하다. 그 집들 사이로 길은 저 홀로 휘었다 굽이쳤다 곧추섰다 주저앉기를 반복하며 이어진다. 아직 들키지 않은 민얼굴의 청순한 제주가 그곳에 있다.
해녀의 싱싱한 인사 “폭삭 속았수다” 꽃향기 번지던 4월. 처음으로 올레길을 걸었다. 올레의 네 번째와 다섯 번째 길이었다. 아무 데서나 배낭 내려놓고 놀기 좋아하는 탓에 걸음은 느렸다. 그렇게 중문 근처 바닷가에서 해녀들의 좌판을 기웃거릴 때였다. “정숙씨, 올해 나이가 몇 살이우까? 예순일곱이우까?” 제주에서 나고 자란 중년 사내의 질문에 일흔다섯의 정숙씨가 답했다. “육십일곱이면 이제 시집이라도 갔게. 버르장머리라고는 파리보뎅이만큼도 없는 놈아.” 목숨을 던지는 노동으로 일생을 건너온 늙은 해녀의 말끝에는 넉살이 넘실거렸다. 고된 물질로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가족의 생계를 일구어 온 여자들이었다. 늙어도 여전히 젊고 싱싱한 그녀들이 인사를 건넸다. “폭삭 속았수다(수고가 많습니다).” 고작 걸음으로써 견뎌가던 내 삶이 문득 부끄러워졌다.
제주의 푸른 물에서 속살을 키워온 백합과 성게로 배를 채운 뒤 다시 걸었다. 중문 지나 선사유적지 가는 길의 조른모살(작은 모래사장이라는 뜻의 제주방언)에 등을 대고 누웠다.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원을 그리며 절벽이 안겨왔다. 크고 넉넉한 원의 끝은 바다와 하늘로 열려 있었다.
“우주의 치마폭에 폭 감싸인 기분이네”라고 중얼거렸을 때 곁에 있던 그녀가 웃었다. 산티아고를 걷고 돌아와 올레길을 만들고 있는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었다. 올레길에서 새삼스러운 것은 여자들의 힘이었다. 물질로 세상을 건너온 해녀들과 꿈을 현실로 일구어 내는 서 이사장과 그녀의 꿈에 무임승차하며 혼자서 혹은 둘이서 그 길을 걷고 있던 여자들. 세상에 강한 것은 약한 여자들인 걸까.
건들거리며 말을 걸어오는 바다
|
|
|
썰물에 빠져나가지 못한 물이 바위웅덩이에 갇혔다. 혹시 고기가 있을까 사람들은 궁금하다. |
|
두 달 만에 다시 만난 제주에는 그새 여름이 무성했다. 바다는 가르릉거리며 게으르게 늘어졌고, 귤나무에는 어느새 갓난아기 주먹만 한 초록색 귤들이 매달렸다. 올레길의 6코스는 화순해수욕장에서 시작된다. 퇴적암 지대를 지나 사구언덕을 넘어 산방산을 오른쪽에 끼고 걷는 길. 바다가 바짝 붙어 따라온다. 산방산은 거인이 벗어두고 간 중절모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린 왕자가 그린 ‘보아 뱀을 삼킨 코끼리’를 닮기도 했다. 그 길이 숨긴 작고 아늑한 해변과 마주쳤다. 역시나, 바다가 건들거리며 말을 걸어왔다. 그럴 때면 짐짓 못 이기는 척 농지거리에 답할 줄도 알아야 한다.
살짝 길을 틀어 해변으로 내려간다. 신발을 벗고, 양말도 벗어던지고, 파도의 희롱에 몸을 맡긴다. 벼랑 사이에 숨어 있는 이곳은 어린 연인들이 둘만의 밀애를 즐기기에 꼭 맞는 크기다. ‘연인들의 해변’이라고 이름 붙여준다. 모래 위에 꾹꾹 박아놓고 싶은 간절한 이름 하나가 없다는 게 아쉬울 뿐. 한 시절 잘 놀았다 싶으면 다시 신발을 꿰차고 길로 들어선다.
송악산으로 향하는 길, 바닷가 절벽들이 수상하다.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전쟁이 남긴 흉터다. 태평양전쟁의 끝 무렵, 일본은 미군의 본토 상륙에 대비해 제주도를 결사항전의 군사기지로 삼았다. 송악산 해안 동굴 진지는 바다로 들어오는 미군 함대를 향한 자살폭파 공격을 목적으로 구축된 곳이다. 물론 강제 동원되어 굴착 작업을 한 건 제주도민들이었다. 오십 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바다는 평화롭기만 하다. 올레의 길은 때때로 아픈 역사를 정면으로 통과한다.
송악산을 오르는 길은 완만하다. 높이로 격을 따지지 않는 제주의 산들이 고맙다. 송악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산방산은 등을 잔뜩 웅크린 채 고개를 길게 뺀 거북이처럼 보인다. 어디로 눈을 돌려도 가없는 물길만 가득하다. 조랑말들이 풀을 뜯고, 바다는 무심한 얼굴로 뒤척이고 있다. 배낭을 내려놓고 오수에라도 들고 싶다. 한잠 자고 깨어나면 천 년의 세월의 흘러있을 것만 같다. ‘하아’ 깊은 숨을 내뱉으며 몸 안의 이산화탄소를 빼낸다. 그 빈자리로 산과 바다의 푸른 기운이 그대로 들어온다. 이대로 시간을 멈추고 싶은 풍경이다.
송악산을 내려오면 솔 향기를 오롯이 가둔 숲길이 기다린다. 휘파람새 한 마리가 맑은 울음을 남기며 날아간다. 길은 곧 해안도로로 이어진다. 알뜨르 비행장을 오른쪽 너머로 두고 걷는 길. 이 비행장 역시 태평양전쟁 말기에 일제가 건설했다. 도쿄에서 뜬 군용기가 이곳에서 연료를 보급받은 후 베이징, 상하이, 난징까지 날아가도록 하기 위해. 감자밭으로 변한 비행장에는 감자 캐기가 한창이다. 훌쩍 뒤로 물러선 산방산 앞으로 유채꽃이 만발해 있다. 제주에서 유채는 계절 없이 피는 꽃이다. 유채밭 옆에서는 바람과 몸을 섞는 보리들의 요란한 수런거림. 길은 모슬포의 하모해수욕장에서 끝이 났다.
일제가 만든 비행장은 감자밭 되고 올레길을 걷는 동안 온갖 기억의 저장고들을 경계도 없이 건너다녔다.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뒤섞으며 후회하고, 반성하고, 꿈꾸고, 준비한다. 걷고 있을 때 과거는 살아오고, 현재는 풍성해지고, 미래는 성큼 다가온다. 생각이 단순해지고, 삶이 담백해진다. 발바닥으로 세상을 열어가다 보면 어느새 익히고 만다. 무심해지는 법을, 내려놓는 법을.
그렇게 지치도록 걸을 수 있는 길을 품은 제주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올레의 길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내년이면 올레길을 따라 제주도를 온전히 걸어서 돌아볼 수 있게 된다. 큰일이다. 아무래도 걸린 것 같다. ‘또갈래 증후군’을 남기는 ‘올레병’에.
■‘올레’란 집에서 거리까지 나가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가리키는 제주 방언이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지금까지 7개 코스를 개발했다. 제1코스 시흥초등학교∼섭지코지(17.6㎞), 제2코스 쇠소깍∼외돌개(14.4㎞), 제3코스 외돌개∼월평포구(15.1㎞), 제4코스 월평포구∼대평포구(17.6㎞), 제5코스 대평포구∼화순해수욕장(8.8㎞), 제6코스 화순해수욕장∼하모해수욕장(14㎞), 제7코스 성산 광치기해변∼온평리 바닷가(20㎞). 제주올레 홈페이지(www.jejuolle.org, 064-739-0815)를 방문하면 상세한 코스 정보와 함께 주변 숙소와 맛집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내의 제주워터월드(064-739-1930) 찜질방은 수면도 취할 수 있어 올레꾼의 숙박 장소로 인기 있는 곳. 어른 9000원, 어린이 7000원. 제주한화리조트 테라피센터(064-725-9000)는 자연 친화적 소재를 이용한 유럽형 테라피 시설. 주중 4만5000원(투숙객 3만1500원), 주말 5만원(투숙객 3만5000원). 안덕면의 다금바리 전문음식점 진미식당(064-794-0033)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깨끗하고 맛있는 집’. 주인 강창건(55)씨는 다금바리 생선 하나로 33가지의 요리를 만들어내는 다금바리 명인이다. 안덕면의 용왕난드르마을(064-738-0915)은 민박을 겸한 농촌 전통 테마마을. 보말수제비 등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김남희는=‘이렇게 살 수도 이렇게 죽을 수도 없는 나이’ 서른넷에 방 빼고 적금 깨 유목하는 삶을 시작했다. 달팽이의 속도로 6년째 세계일주 중. 정착민으로 전락한 후에는 외국인을 위한 게스트 하우스, 청소년을 위한 여행학교를 운영할 꿈을 꾼다.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1~4, 『유럽의 걷고 싶은 길』을 썼다.
▶ 중앙일보 라이프스타일 섹션 '레인보우' 홈 가기
볼수록 경이로운 제주… 해안도로 비경 과연 세계최고!《 제주도가 변했다. 세상은 온통 자유여행 바람인데 제주도만큼은 단체여행이 붐이다. 소위 ‘학단’(학생단체) 수학여행을 두고 한 말이다. 그런 변화는 길에서도 감지된다. 줄지어 달리는 관광버스 대열이 그것이다. 학단에 점령된 제주도관광. 명암도 갈린다. 자유여행 덕에 십수 년 재미를 본 횟집과 식당, 펜션은 울상이다. 반면 자유여행 바람에 파리 날렸던 중대형의 예산절약형 숙소는 인상이 폈다. 항공사는 어떨까. 휘파람 소리가 드높다. 주중의 저조했던 탑승률을 학단 유치로 개선한 결과다. 또 하나 트렌드는 항공좌석 부족으로 목요일로부터 붐비는 주말 골프여행이다. 이 두개의 트렌드를 축으로 이어가는 제주도의 관광산업. 항공사만 방긋 웃을 뿐 일반 여행객(수요자)과 제주 섬의 관광업자(공급자) 모두가 불만이다. 골프 여행객 증가로 주말의 항공좌석 예약은 하늘의 별따기가 됐고 주말에 제주도로 쏟아져 들어오는 골프 여행객은 골프만 칠 뿐 관광은 뒷전이어서다. 그런 와중에 제주도를 찾았다. 듣던 대로 주중인데도 항공좌석은 거의 전편이 만석이었다. 비즈니스클래스까지도. 5월인데도 허니문커플은 보이지 않았고 해안도로도 한산했다. 한 가지 좋은 점도 있었다. 한적하고 고즈넉한 예전의 분위기로 돌아왔다고나 할까. 물론 장사 안돼 걱정인 도민들에게는 좀 미안한 이야기지만. 5월 제주 섬은 ‘환상’ 그 자체다. 계절의 여왕이 빛나는 은빛 날개로 온 섬을 깔끔하게 쓸고 닦은 듯 신록은 더욱 푸르렀고 하늘은 더욱 청명했으며 바다는 더더욱 새파랬다. 세상의 모든 여행을 두루 섭렵한 내게도 5월 제주 섬의 빛나는 자연은 감탄사를 연발케 했다. 그러니 이 즈음에 제주도로 여행을 권유함은 내 의무이자 서비스가 아닐는지. 제주 섬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히든 플레이스‘(Hidden Place·감춰진 명소)로 여행을 떠난다.》 ○‘바다에서 하늘로’ 치닫는 해안 드라이브 코스 이번 제주도여행은 좀 특이했다. 지도의 힘을 빌리지 않은 것과 지붕이 없는 컨버터블 차량으로 여행한 것이다. 차를 몰고 무작정 제주공항을 나왔다. 그리고 해안도로로 향했다. 때는 오전 9시, 방향은 서쪽. 따가운 5월의 해를 등지기 위해서다. 몇 년 새 많은 것이 변했지만 섬 가장자리로 일주하는 국도 12호선이 1132호선(일주도로)으로 바뀐 것은 이번에야 알게 됐다. 이 도로를 따르다보면 이호해수욕장 부근에서 처음으로 ‘해안도로’ 이정표가 보인다. 잠시 바닷가로 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제대로 된 해안도로는 하귀에서야 펼쳐진다. 하귀와 애월을 잇는 약 5km 구간인데 지구상의 어떤 해안도로에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기막힌 풍광이다. 대부분 여행객은 한결 같다. 달릴 줄만 알았지 차를 세우고 풍광을 감상하는 여유를 갖지 못한다. 세울 곳이 마땅찮은 점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다. 차를 달리다가 중엄리 공터에 세웠다. 그리고 검은 현무암들이 절벽을 이룬 바닷가로 나가 5월 제주 섬의 찬란한 자연을 두 눈에 차곡차곡 담기 시작했다. 그 단애의 가장자리에 서니 아래로 ‘물통’이 보였다. 물통이란 해안가에서 샘솟는 용천수를 바위로 막아 담아두고 빨래도 하고 멱도 감는 제주의 독특한 물 공급처. 낚시를 하던 남자가 세수를 하고 있었다. 돌을 쌓아 물통까지 이어준 길은 그 자체가 해안산책로다. 바다 지천인 제주. 그런데도 그 바다에 서면 한 발짝이라도 더 물 가까이로 가려한다. 나 역시 같다. 물통으로 가려다가 돌에 새긴 안내문을 읽게 됐다. 이런 내용이었다. ‘새물’이라고 불리는 이 물통은 대섭동산에 둥지를 튼 설촌(중엄리)마을 주민의 식수원으로 1930년에 홍평식이라는 동장이 한겨울에도 위험천만한 돌무더기 바닷가에서 물을 길어야 했던 주민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바위를 발파해 방파제를 쌓고 그 안쪽으로 해수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공사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제주도에서 최고의 용천량을 자랑한다는 말도 덧붙여 있다. 해안가로 100m쯤 따라가니 절벽 가장자리로 너른 풀밭언덕이 펼쳐지고 거기에는 벤치가 마련돼 있다. 이번에 해안도로를 달리다보니 여기에도 무척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자그만 포구가 어항급으로 규모가 확대됐고 덕분에 조붓한 옛 모습은 찾아볼 길 없어 섭섭했다. 반면 그런 개발 덕분에 새 길이 생겨 이제까지는 볼 수 없었던 해안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곳도 있었다. 대표적인 곳이 북제주군 한경면의 풍력발전단지 해안이다. 신창과 고산을 잇는 제주 섬 서쪽의 이곳 해안은 높이 62m의 대형 풍력발전기 10여 기가 들어서면서 그 모습이 확 변했다. 그런데 검돌해안의 수변에 발전기를 설치하느라 가설한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반달 모양으로 휜 검돌해안의 전경을 차를 몰고 나가 감상할 수 있는 접근로 역할을 하게 됐다. 그래서 냉큼 찾아간 풍력발전단지의 해안접근로. 주변 전망이 기막히게 아름다웠다. 물론 당시는 썰물 때여서 길이 드러나 갈 수 있었지만 밀물 때는 물에 잠기니 주의해야 한다. 그날 풍력발전단지 주변의 검돌해안 물 밭에서는 해녀들의 자맥질이 한창이었다. 해녀 할머니들이 얕은 물에서 따낸 것은 모두 성게다. 성게 철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해녀의 힘찬 발길질만이 유일한 소음인 이곳. 평화 섬이라는 제주의 이름이 이렇듯 빛난 적은 없었던 듯했다. 고산에서 일주도로를 타고 대정으로 향하다 보면 다시 해안도로 표지가 나온다. 제주도내에서 가장 길지 않을까 생각(약 10km)되는 고산∼일과 해안도로다. 동서남북 사방팔방으로 바다를 거느린 제주 섬. 그 섬의 바다는 방향마다 모습과 분위기가 다르다. 그래서 해안도로 역시 풍광이 천차만별이다. 고산∼일과의 서쪽바다는 해안선은 단순해도 앞바다를 장식한 여러 섬들로 인해 풍치가 살아난다. 그 섬이란 차귀도와 와도, 멀리 가파도와 마라도다. 석양의 해질녘 달리면 기막힐 것 같았다. ○‘평화의 섬’ 제주도 2005년 1월 정부는 제주도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했다. 물론 일반인은 잘 모르는 일이지만 거기에는 나름대로 깊은 의미가 있다. ‘제주도 4·3사건’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키자는 뜻과 더불어 일제가 섬에 남긴 전쟁의 상흔을 보듬자는 뜻도 담겼다. 그 흔적이란 모슬포의 알뜨르 비행장과 격납고, 인간어뢰정 출진기지인 카이텐 동굴과 땅굴진지 등등. 원폭 투하로 전쟁이 속결되지 않았더라면 연합군의 상륙으로 전쟁터로 변해 20만 명이 죽어나간 오키나와와 같은 운명이 되었을지도 모를 제주도의 당시 형편을 아는 이라면 이런 군사시설이 얼마나 끔찍한 현실을 담고 있는지 알고도 남는다. 그래서 이 현장은 자동차로 돌아보는 일주여행길에 한 번쯤 둘러 볼 만한 답사여행지다. 알뜨르 비행장은 1926년부터 일제가 대륙 침탈의 공격기지로 쓰기 위해 닦은 군사비행장. 중일전쟁(1937년) 때는 일본 나가사키 현의 오무라 기지가 진주해 난징과 상하이를 공격하는 비행기를 발진시켰다. 또 부근에 남아 있는 격납고는 태평양전쟁 말기 가미가제 특공대의 전투기 은닉장소로 이용됐다. 알뜨르 비행장이 있는 모슬포와 송악산에는 이 밖에도 고사포진지, 어뢰정 기지 등도 있는데 이런 군사시설은 1944년 7월 사이판 함락 이후 연합군의 모슬포 상륙에 대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잔디활주로(1.5km) 시설만 있는 알뜨르 비행장은 지금도 한국공군 수송기가 1년에 한 차례씩 비상이착륙 훈련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한경면 청수리에는 일제가 태평양전쟁 당시 건설한 지하요새가 탐방시설(가마오름 평화박물관)로 개발돼 있다. 땅굴진지는 미로처럼 연결돼 있지만 이 중 300m 구간은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제주국제평화센터(서귀포시 중문동)의 밀랍인형전시관도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곳이다. ‘정상들의 정원’이라고 명명된 이곳은 세계적인 밀랍인형관 ‘마담투소’처럼 실존 인물의 생생한 이미지를 담은 인형을 전시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 같은 유명인 것과 함께 한국의 역대 대통령(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빌 클린턴, 고이즈미 준이치로, 넬슨 만델라, 아웅산 수치, 간디, 테레사 수녀,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인형이 전시 중이다. 조성하 여행전문 기자 summer@donga.com:여행정보:
◇찾아가기 ▽알뜨르 비행장: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잔디활주로 부근에 일제강점기 때 콘크리트 격납고 35개가 남아 있다. ▽가마오름 평화박물관:www.peacemuseum.co.kr 064-772-2500 ▽제주국제평화센터=www.jpcjeju.com 연말까지 관람 무료. 064-735-6550 ◇맛집 ▽일조가든(애월포구)=배추와 붉은 호박만 넣고 맑게 끓여내 전혀 비리지 않은 갈치 국(사진)이 일미. 한 상자 분의 갈치를 다듬어 잘라낸 머리와 꼬리로 육수를 우려낸 뒤 그 국물에 갈치토막을 넣고 즉석에서 끓여낸다. 6000원. 제주시 애월읍 애월리 064-799-8989. |
|
|
|
|
출처 : 아름다운 도보여행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