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양팟값이 싸도 싸도 정말 싼 것 같았다. 몇 해 전에만 해도 20kg 한 자루에 15,000원은 주고 샀었는데 올해는 더 쌌다. 특히 한참 많이 출하되는 수확시기에 내려간 가격이 조금씩 오르기도 하는데 오히려 가격이 더 내려간 것 같다. 비었던 항아리에 오이지를 담았다가 김치 냉장고에 보관하고 보니 또다시 항아리 하나가 비었다. 중년 여성 콜레스테롤 관리에 좋다는 양파에 욕심이 생겼다. 마트 입구에 있는 저장용 마늘이나 양파가 자꾸 눈에 들어왔다. 굵지 않은 양파 12kg 한 자루 가격이 4,800원밖에 하지 않는다. 양파 많이 먹으면 좋다고 하지만 음식에 넣어 먹을 수 있는 것도 어느 만큼은 한정된 편이었다. 두 자루 24kg을 샀다. 뜨거운 날씨 탓인지 상한 양파도 몇 개 있고 험한 껍질이랑 뿌리를 잘라내고 20kg 정도는 담을 수 있는 양파 효소일 것 같았다. 양파는 수분 함량이 90%라고 한다. 설탕과 양파의 수분함량을 동량으로 효소 담는 것이 가장 좋다는 얘기를 듣고 설탕 18kg을 샀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매실이나 개복숭아들은 주재료의 가격이 비싸니 설탕값이 상대적으로 싼듯했다. 매장 한 바퀴 돌면서 생각만 하고 있던 '양파 와인'을 담아볼까 하며 붉은 포도주도 우선 한 병만 샀다. 양파 와인은 중년여성들에게 많은 눈앞에 작은 벌레들이 아른거리듯 하는 '비문증'에 좋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노화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이라면 음식요법으로 조금이라도 지연시키는 것이 건강한 눈을 가지는 비결이 아닐까 싶어 양파 와인을 담아 마셔보기로 했다. 술이라곤 한 모금만 마셔도 위염이 잘 생겨 고개를 절레절레하면서도 아른거리는 눈에 좋다니 담아보기로 했다. 우선 보통 굵기의 양파 3~4개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후 큼직하게 썰어 끓는 물에 소독한 유리병에 담아 놓는다. 시중에 판매하는 포도주 한 병 750mL 한 병을 붓고 3~4일이 지나면 양파 향이 우러난 양파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양파 와인은 관절염이나 당뇨 또는 혈당 관리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빈혈에도 좋으며 중년 여성들의 갱년기 증상과 눈앞에 아른거리는 비문증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양파 두 자루를 뒤 베란다에 앉아 다듬다 보니 매워서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밀폐된 공간도 아니고 칼로 자르는 즉시 물에 넣었지만, 눈물과 콧물이 끝없이 흘러내렸다. 하는 수 없이 앞 뒤 베란다 문을 몽땅 열고 세수를 하고 다듬자 좀 덜 매웠다. 양파 다듬을 때는 먼저 물에 담근 후 다듬으면 좀 덜 맵다는 것을 다듬고 난 후 아파트 위층 아줌마에게 들었는데 이다음에는 꼭 그래야겠다. 양파 효소는 아주 더러운 껍질이나 양파 껍질 속에 까만 곰팡이가 핀 것만 겉껍질을 벗겨 다듬고 나머지는 뿌리와 꼭지만 잘라주면 된다. 갓 수확한 양파는 뿌리째 담아도 된다고 했는데 그럴 줄 알았으면 갓 수확한 양파의 수분량이 많을 때 담을 걸 좀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가격도 싸고 수분도 그다지 마르지 않았다. 많이 쌓아둔 양파들이 조금 상하긴 했지만 그다지 많이 상한 건 아니었다. 물에 담근 양파는 그다지 맵지 않게 씻을 수 있었다. 하얗게 벗겨진 양파의 까만 곰팡이와 상처 난 것들을 모두 벗기고 깨끗이 씻어 바구니에 담고 물기를 뺀다. 굵지 않은 양파는 잘게 썰지 않고 통 양파 그대로 양파 한 켜, 설탕 한 켜를 넣으며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았다. 설탕은 한꺼번에 다 넣지 않고 1/3가량만 넣고 설탕이 녹는 것을 2~3일에 한 번 확인 후 양파의 90%까지 첨가하면 된다. 수분이 많은 양파 효소는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는 100일까지 두지 않고 2개월 정도 발효 후 양파 건더기를 건져 내고 숙성시키면 된다고 한다. 효소는 정작 1년 정도 되어야 효과 좋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담기를 참 잘했다. 물엿이나 인공 조미료 대신 양파 효소를 사용하면 건강에도 훨씬 좋고 조선간장과 양파 효소를 섞어 손수 만들어 먹는 '맛 간장'으로 더없이 좋은 훌륭한 음식 맛을 기대해야겠다. <옮겨온글> |
출처 : 약초나라 (yakchonara)
글쓴이 : 밴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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